신앙과 학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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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학업
  • 주일뉴스
  • 승인 2017.05.1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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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고3 임원들과 임원 임기를 놓고 대화를 나누게 됐다. 고3이 임원을 하기에는 학업에 부담이 되니 지금이라도 고2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면 어떻겠냐고 물었다. 그런데 임원 아이들은 현재의 봉사가 큰 부담이 되지 않으며, 무엇보다 고3이 리더십을 발휘하는 게 고등부 전체를 위해서도 더 좋을 것 같다며 단호히 거절을 표했다. 의외의 대답이었다. 처음에는 임원 직분을 부담스러워하던 친구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몇 개월 만에 책임감을 갖고 자신의 역할에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참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서 학생회 임원이 되면 리더십을 인정받을 수 있어 대학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교회에서 학생임원으로 임명된 것은 대학 진학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학교에서 하는 동아리 활동은 대학 진학에 도움이 되는 반면, 교회학교의 부서 활동은 대학 진학과 별 상관이 없다. 그렇다고 학생들이 교회의 부서 활동에 적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도 아니다. 부모들은 이 점을 불안하게 생각해 아예 자녀를 고등부 예배에 보내지 않기도 한다. 
아이들 역시 그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시험 때가 되면 모임과 공부를 놓고 갈등한다. 학생으로서 공부하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지만 그들에게 시험(test)은 자신의 믿음을 시험(test)하는 기회가 된다. 시험 기간에 공부할 시간도 부족한데 예배와 봉사의 직분을 감당하는 친구들을 보면 참 기특하다. 그들에게는 황금 같은 시간을 주님께 드리는 것이니 최고의 예배를 드리는 것이다. 
어떤 친구들은 예배에 빠지면 벌 받을까봐,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할 것이 두려워 예배에 참석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어떤 아이들은 주일 예배에 빠지지 않고, 열심히 봉사하면 하나님께서 복 주셔서 공부를 잘하게 될 거라는 보상 심리를 갖기도 한다. 
안 된 말이지만 이런 마음을 갖고 예배한다면 하나님과 사귐이 있는 예배가 아니라 자기만족에 빠질 수 있다. 예배하고 봉사하는 목적이 공부 잘하고 좋은 대학 가는 데 있으니 원하는 대학에 못 가게 되면 믿음을 떠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혹여나 우리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예배는 좋은 성적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신앙의 목적 그 자체이다. 좋은 결과물을 위해 예배하는 것이 아니라, 예배 자체가 우리에게 소중하기에 예배하는 것이다.
마귀는 ‘예배와 공과만 빠져도 공부할 시간이 얼마나 더 확보되겠니? 이 시간에 학원에 가면 총정리를 해줄 텐데 그걸 안 들으면 어떡하겠다는 거냐? 다른 친구들은 이 시간에 열공하고 있을 텐데 너는 지금 뭐하고 있는 거냐? 하나님은 네가 공부를 잘하기 원하시잖아’ 하고 속살거린다. ‘하나님은 나중에 대학 가고 나서 섬기면 된다. 네가 하는 일을 최우선으로 삼아라!’하고 끊임없이 꼬드긴다. 그러나 예배와 봉사는 공부의 수단이 될 수 없다. 공부는 공부대로, 예배는 예배대로 목적이 있는 것이다. 
하나님은 예배하는 자를 찾으신다. 또한 자기 일에 근실한 자를 원하신다(잠 22:29). 이는 교회에서 드리는 예배뿐만 아니라 자기 삶 전체가 산제사로 드려져야 함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말이 예배를 무시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시험 때문에 예배에 빠지는 사람이 어떻게 삶을 하나님께 온전히 드릴 수 있겠는가? 
지금 묵묵히 하는 공부가 언젠가 생각지 못한 일에 쓰임 받을 수도 있다. 미래를 준비하고 매일매일 성실히 살아간다면, 하나님께 쓰임 받을 수 있는 기본적인 조건을 갖춘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분의 뜻에 합당하게 살기를 원하는 자라면, 예배자로서 살아갈 뿐 아니라 현실에서 자기 일에 근실한 사람이 되기 위해 마음을 다하는 것이 마땅하다. 고등부 아이들이 그러한 사람이 되기를 소망한다.

유현석 /김포외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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