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의 지배’에서 벗어나는 담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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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의 지배’에서 벗어나는 담대함
  • 주일뉴스
  • 승인 2017.04.0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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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에서도 다수가 일치한 의견 앞에 다른 방향의 의견은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일이 빈번하다. 우리 기독교인이 전도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것도 비슷한 상황이라 볼 수 있다. 우리가 열매 맺는 신앙인이 되기 위해서는 세상 사람들이 형성해놓은 ‘공기의 지배’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일본에는 조직론 연구의 고전적인 명저(名著)로 「실패의 본질」이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태평양전쟁 시 일본군이 전쟁에서 패배한 요인을 분석하여 일본인 조직의 특성이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1984년도에 처음으로 출판된 후 현재까지 70만부 판매되었고, 각계의 지도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아오고 있다. 


최근 정부와 기업에서 조직의 문제가 대두(擡頭)되면서 이 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내용이 현재 일어나는 문제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조직을 이끄는 많은 이가 이 책을 통해 꼬인 문제의 답을 얻고자 한다. 
저자는 일본군의 핵심적인 패배 요인을 몇 가지로 지적하고 있다. 그 중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이 바로 ‘공기(空氣)의 지배’라는 대목이다. 이는 당시 일본군을 비롯한 일본인 전체가 하나의 ‘공기’에 의해 지배를 받고 있었고, 그것이 전쟁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다.  
어떤 학자는 태평양전쟁 당시 적극적으로 전쟁을 일으키려 한 것은 일부 군인에 국한된다고 주장한다. 허나 문헌들을 보면 많은 일본인이 전쟁에 대해 호의를 갖고 있었고 지지를 보냈다고 한다. 실제로 많은 이가 정확한 정보도 모른 채 일본군이 패배하지 않을 것이라며 낙관했다. 객관적으로 분석했을 때 이 전쟁은 애초부터 일본이 승리할 가능성이 결코 높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일본인은 승리의 확신을 가졌고, 전쟁이라는 한 방향으로 뜻이 모였던 것이다. 물론 당시 전쟁에 반대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찬성 쪽의 강한 위협에 직면했고, 다수에 의해 더 이상 소리를 낼 수 없었다. 실제로 전쟁이 끝나고 찬성한 이들에게 당시에는 왜 전쟁을 지지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대부분의 사람이 ‘뭐가 뭔지 몰랐지만 우선 찬성했다’, ‘왜 그랬는지 잘 모르지만, 당시에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런 흐름은 전쟁터에서도 이어졌다. 원래 실전(實戰)에서는 작전의 성공, 효과, 목적 그리고 병사들의 보호 등에 대해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논의를 거쳐 결정하게 된다. 그러나 당시에는 합리적 논의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특정인의 강한 열의나 의욕, 강력한 주장, 특정한 인맥 등으로 형성된 공기가 작전의 결정을 주도했다. 실제로 어떤 작전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이 우세했음에도 특정인의 목소리가 전체 분위기를 찬성 쪽으로 기울게 하는 일이 빈번했다. 그 결과 보급로 확보도 하지 않고 적군 지역으로 진출하는 작전이 실행되고, 그로 인해 수많은 사상자를 낳았다. 하지만 형성된 강한 공기는 패배에 대한 객관적 분석이나 반성, 그로 인한 배움의 기회를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모두가 실패할 것을 직감하면서도 아무도 작전을 정지시키지 않았고, 계속 똑같은 실패가 되풀이됨으로써 큰 피해를 남겼다.    


‘왜 모두가 어리석은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었지?’ ‘한두 사람 정도는 반대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거 아닐까?’ 현재 시점에서 바라보면 사실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그러나 책은 그 요인이 ‘반대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게 하는 공기’라고 분석하고 있다. 일본인은 결정된 방향에 대해 일치단결(一致團結)하여 강한 힘을 나타낸다. 반면 그 강력한 단결이 가려는 방향과 맞지 않는 의견을 철저히 배제시킨다. 그 결과 반대의 목소리가 살아남을 수 없게 된다.  


단지 이 ‘공기의 지배’가 일본인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다수가 일치한 의견 앞에 다른 방향의 의견은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일이 자주 벌어진다. 우리 기독교인이 전도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것도 비슷한 상황이다. 우리가 열매 맺는 신앙인이 되기 위해서는 세상 사람들이 형성해놓은 ‘공기의 지배’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그 담대함이 복음 전파의 사명을 부여받은 우리에게 꼭 필요하다. 

written by  新高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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