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지배하는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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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지배하는 미래
  • 문상호
  • 승인 2017.02.03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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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모처럼 가족들에게 솜씨를 보여줄 심산이다. 대형 마트에 들려 카트를 끌고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닭고기가 좋을까? 피망은 몇 개를 사지? 가만 아까 큰 아이가 우유가 떨어졌다고 했던가? 몇 가지 식료품을 들고서 고민을 한다. 그 중 몇 가지는 도로 내려놓기도 했다. 마침내 길고 긴 쇼핑의 시간은 끝났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카트를 끌고서 출입문 쪽으로 향한다. 계산대 따위는 없다. 바코드를 찍어주는 점원도 존재하지 않는다. 카트를 한쪽에 두고 그대로 물건을 들고 매장 밖으로 나간다. 
이런 일이 곧 현실화 될 전망이다. 세계적인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Amazon)은 계산대에 줄 설 필요가 없는 오프라인 매장을 열 예정이다. 먼 미래의 일도 아니다. 예정대로라면 올해에 미국 시애틀에 대략 50평 규모의 식료품 매장이 시험적으로 운영된다. 아마존은 이 매장의 이름을 ‘아마존고(AmazonGo)’, 여기에 적용되는 신기술의 이름을 ‘저스트 워크 아웃(Just Walk Out)’으로 명명했다. 말 그대로 ‘그냥 상품을 들고 나가’면 된다. 아마존은 이런 일을 어떻게 해내려는 것일까?

변화무쌍한 현실, 학습을 통해 최적화된 길을 찾아내는 인공지능 

고객은 휴대폰 등에 설치되어 있는 아마존고 앱을 실행하고 매장에 입장한다. 이 앱에는 고객의 결재 정보가 미리 등록되어 있다. 매장에는 자율주행기능을 가진 원형 카메라가 배치되어 있다. 이 카메라들이 고객을 추적한다. 고객이 어떤 상품을 고르는 순간 인공지능은 아마존고 앱에 있는 가상 카트에 해당 상품을 담는다. 만약 고객의 마음이 바뀌어서 상품을 다시 내려놓으면 가상 카트에서도 그 상품이 사라진다. 고객이 필요한 상품을 모두 선택하고 매장을 나가는 순간 그때까지 가상 카트에 담겨 있던 상품들이 자동으로 결재된다.
이 방식에는 현재까지 개발된 최첨단의 기술들이 녹아있다. 과거 컴퓨터는 복잡한 수학계산을 인간보다 훨씬 빠르게 해내는 반면 카메라에 비친 영상을 구별할 수는 없었다. 컴퓨터에게 개와 고양이를 구별하는 것은 너무나 힘든 과제였다. 
그러나 오늘날의 인공지능은 학습을 통해 이 어려운 일들을 해낸다. 구글은 모든 고객에게 무제한의 사진 업로드 공간을 제공한다. 이것은 말도 안 되는 엄청난 용량의 서버를 필요로 한다. 과거에는 가상공간에 사진이나 문서들을 저장하려면 고객은 해당 업체에 서버 이용료를 지불해야만 했다. 그러나 구글이 서버 이용료를 한 푼도 받지 않고 고객에게 무료 사진 업로드 기능을 제공하는 것은 자선사업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구글은 이렇게 해서 구글 서버에 모이는 방대한 분량의 사진들을 통해 자사(自社)의 인공지능을 학습시킨다. 전 세계의 수많은 고객은 자신이 찍은 사진들에 각종 태그를 달아 업로드한다. 그러면 구글의 인공지능은 이것을 학습해서 마침내 사진들을 구별할 수 있게 된다. 페이스북도 비슷한 기능을 제공한다. 페이스북 역시 이를 통해 인공지능이 사진을 구별할 수 있도록 학습시킨다. 이런 방식으로 훈련된 인공지능들은 상당히 높은 정확도로 영상에 비친 사물을 구별할 수 있다. 
또한 카메라가 각각의 고객을 추적하는 것은 자율주행기능이다. 이 기술이 추구하는 것은 자율주행자동차이다. 운전자가 필요 없는 자동차는 도로 상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돌발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카메라 영상에 비친 사물들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인공지능은 학습을 통해 단 하나의 해법이 정해져 있지 않은 현실 상황에서 가장 적절한 해법을 찾아내고 목적지까지 자동차나 로봇을 이동시킬 수 있다. 
앞선 기술들에 비하면 가상 카트와 자동 결재 기능은 오히려 이미 오래된 기술이다. 우리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입할 때에 이미 이런 기능을 사용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화려함 그 뒤에 감추어진 어두운 그림자

이와 같이 화려한 기술들이 적용되면 쇼핑은 더욱 편리해질 것이다. 더 이상 계산대 앞에 늘어선 줄 때문에 즐거운 쇼핑을 망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신기술이 과연 화려하기만 할까?
당장 대형마트에 근무하는 수많은 노동자가 설자리를 잃을 것이다. 일자리가 급감하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사실 마트 계산원은 노동의 강도에 비해 전문적인 기술을 거의 필요로 하지 않는 직종이다. 손쉽게 해고가 가능하고 언제든 대체인원을 구할 수 있는 분야인 것이다. 이 분야 종사자들이 박봉에 시달리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앞으로는 그나마 그 박봉도 하늘의 별따기가 될 것이다. 
대형마트 계산원보다 더 좋은 일자리가 많이 생긴다면 좋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 확실해 보인다. 그것은 단순 서비스직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닐 것이다.
2016년 1월에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The World Economic Forum, WEF)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 미래 고용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미래고용보고서’를 발표하였다. 4차 산업혁명이란 인공지능에 의해 자동화와 연결성이 극대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보고서는 향후 5년간 선진국 및 신흥시장으로 분류되는 15개국에서 일자리 710만 개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에 비해 4차 산업혁명에 의해 새롭게 창출되는 일자리는 210만 개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즉 향후 5년 내에 대략 500만 개에 이르는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말이다.
이렇게 사라지는 일자리에는 전문직으로 분류되던 분야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반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사무직의 대부분은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될 것이다. 더 이상 대기업에 취업하여 사무실에 출근해서 전화기와 컴퓨터, 팩스를 붙들고 씨름을 하는 화이트칼라들을 보는 것은 어려워질 것이다. 이런 일들은 인공지능이 훨씬 더 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해를 최소화하는 최고의 투자전문자문가 워렌(Warren)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자. 금융업계는 이미 1980년대부터 주식의 구매와 판매 시점을 결정하기 위해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사용해왔다. 2000년대 후반부터는 0.001초 단위의 초단기 차익 거래를 노리는 고빈도 매매(high frequence trading)가 확대되고 있다. 이런 일은 아무리 능숙한 전문가라도 사람이 할 수 없다. 심지어 2010년대에 들어서는 투자분석과 투자자문에도 인공지능이 진출하고 있다. 미국의 켄쇼(Kensho) 사에서는 세계적인 부호 워렌 버핏의 이름을 딴 인공지능 워렌(Warren)을 개발했다. 워렌에게 투자자문을 구하기 위해서는 컴퓨터 언어를 배울 필요가 없다. 워렌은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다. 투자자문을 원하는 고객은 사람 전문가를 대하듯 워렌에게 질문만 하면 된다. 워렌은 즉시 적절한 자문을 해 줄 것이다.

인공지능 의사와 인공지능 변호사 

앞선 글에서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왓슨(WATSON)은 의료분야에서 크게 활약하고 있다. 왓슨의 강점 중 하나는 네트워크로 연결된 병원 내 모든 기기를 실시간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왓슨은 병상의 환자들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분석할 수 있다. 여전히 인간 의사와 간호사가 필요하겠지만, 왓슨은 그 어떤 의사와 간호사보다 효율적으로 환자들을 관리하고 가장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왓슨과 같은 인공지능은 법률 분야에도 진출해 있다. 인공지능은 사람변호사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관련 기록들을 검토할 수 있다. 아직은 본격적인 법률시스템의 보조 업무 정도만을 담당하고 있지만 곧 인공지능이 활약하는 범주는 크게 확대될 것이다. 이런 변화들이 한국인에게 의미하는 바는 더욱 클 것이다. 한국에서 의대와 법대를 진학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생각해보자. 인공지능 의사와 변호사들이 이미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할까?

창작의 영역까지 빠르게 뻗어가는 인공지능

언론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의 활동영역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인공지능 기자들이 문장을 구성하는 능력이 사람에 비해 거의 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아직 현장 취재는 인간의 영역에 머물러 있지만, 이렇게 취재된 각종 정보를 토대로 기사를 작성하는 일은 점차 인공지능에게로 넘어가는 추세다. 
문장을 작성하는 인공지능에 관련하여 더욱 충격적인 결과가 있다. 지난 2016년 3월에 일본에서는 ‘소설을 쓰는 인공지능 연구 프로젝트 보고회’가 열렸다. 보고회에서 발표된 바에 의하면, 인공지능이 쓴 단편소설이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주최하는 SF 문학상에서 1차 심사를 통과했다. 심사위원들은 이 소설을 인공지능이 썼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고 한다. 인공지능이 마침내 ‘창작’이 가능한 경지에 도달한 것일까? 인공지능이 무기를 들고 인간을 지배하리라던 영화 「터미네이터」의 상상력은 사실 너무 빈곤한 수준이었는지도 모른다.

문상호 목사 기쁨가득한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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