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이던 부부의 사랑은 언제 완성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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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남이던 부부의 사랑은 언제 완성 되는가?
  • 임하초
  • 승인 2016.12.0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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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심겨진 나무뿌리에 호수의 물이 흐르고 있을 때 숲은 무성하고 산영이 비친 호수의 풍광이 아름답듯 부부의 사랑은 아이들과 함께할 때 아름답다. 

까만 씨앗이 어둔 흙속에 묻혀 있는데 빗물이 씨앗을 찾아 가느라 흙 속에 작은 길을 만들었다. 그 작은 길로 하늘에서 빛이 찾아 들고 빛의 부름 따라 씨앗은 문을 열고 여린 싹을 틔웠다. 빛의 온기는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 그 중에 남녀의 사랑은 특정한 사람에게로 특별한 맘이 싹 트고 있음을 알게 한다.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키우다가 앞으로 더 키워 나갈 결심이 생기면 결혼을 한다. 둘이 한 몸을 이루도록 성대한 예식을 거행하고 특이한 몸짓을 통해 사랑을 주고받으며 신의 속성인 탄생의 비밀을 가질 수 있는 부부가 된다. 
아기의 탄생은 음식을 만들거나 가구를 완성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부부가 되어 백년을 함께 살아도 사실은 하나처럼 될 수 없다. 30년을 함께 살지만 닮아가거나 같아지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신비로움이 깨지고 인정하기 싫은 습관을 인정하며 내 것을 포기해야 한다. 어제의 생각이 오늘은 다른데 어제처럼 나를 대하는 것에 화가 날 때도 있다. 어제 한 말로 대하기보다 오늘 새로 생긴 맘을 이해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 부부이다. 어제 아침에 커피를 마셨지만 오늘 아침은 따뜻한 우유를 마시고 싶은 날일 수도 있다.
신혼 때처럼 지금도 배려하고 웃고 이해하면 사랑이다. 그러나 살다보면 자식 아니면 보따리 싸고 싶은 날이 더 많다. 자식 때문에 산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그런데 어느새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냉정한 의견으로 어미를 지적하니 흠칫 놀라 말꼬리를 낮추게 된다. 
아이들이 설명하는 소리를 듣다보면 아집으로 우겼던 의견이 부끄럽고 무안하여 그동안 상대가 얼마나 힘들었을까를 오히려 생각하게 된다. 
내 속성을 알게 되는 것이 부끄럽지만 이제야 어른의 인격으로 완성되어 가는 것 같다. 내 생각도 중요하지만 상대의 입장을 설명하며 이해시키는 것은 나를 밤낮으로 지켜보는 아이들의 진솔한 대화에서다. 상대의 맘을 설명하고 나의 고집을 가감 없이 지적해도 받아들이는 것은 내 아이들이기 때문에 서운하지 않고 수긍하는 것이다.
산에 심겨진 나무뿌리에 호수의 물이 흐르고 있을 때 숲은 무성하고 산영이 비친 호수의 풍광이 아름답듯 부부의 사랑은 아이들과 함께할 때 아름답다. 
기다림과 진실 된 배려가 기쁨인 것을 제대로 몸에 익힐 수 있는 가정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온 가족이 둘러 앉아 도란도란 얘기하며 식사를 하는 식탁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곳이다. 
밤낮없이 함께 생활하며 다독일 수 있는 날이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다. 세 아이들이 새 둥지를 찾아 떠나기 전 우리는 어른 된 참 부부가 되어야 한다.

임하초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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