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나그네와 원수는 너를 조롱하지만 예루살렘이여, 너는 하나님께 부르짖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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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나그네와 원수는 너를 조롱하지만 예루살렘이여, 너는 하나님께 부르짖으라!
  • 주일뉴스
  • 승인 2016.07.22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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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을 파괴하신 이는 주님이시다. 원수가 예루살렘을 이기고 그로 인해 즐거워하도록 하신 이는 주님이시다. 원수가 스스로 뽐내도록 하신 이도 주님이시다. 그러므로 이 모든 일을 해결하실 이도 오직 주님이시다.

애가 2장 13절은 누가 예루살렘을 위로할 수 있는가를 묻는다. 누가 고난당하는 예루살렘의 위로자가 될 것인가? 누가 예루살렘을 그 환란에서 구원할 것인가?
14절부터 16절은 이 질문에 대한 응답이다. 여기에는 세 부류의 사람이 등장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들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들이다. 14절은 첫 번째 부류의 사람이 등장한다. 그들은 예루살렘의 선지자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예언자들이지만 다가올 미래를 볼 수 없었다. 그들은 예루살렘의 죄를 고발하여 그들로 하여금 돌이키게 할 의무가 있지만, 전혀 그 직무를 수행하지 못했다. 예언자들은 예루살렘을 구원하는 데에 실패했다.

조롱하는 나그네들

두 번째 부류의 사람은 나그네이다. 애가의 시적 화자는 애가 1장 12절에서 문득 독자들을 향하여 직접적으로 말을 걸어온다. 그 때에 독자들은 지나가는 나그네로 칭하여진다. 12절을 현장감을 살려 읽으면 아마도 이런 말이 될 것이다.
“여보시오. 그래요 당신, 지나가는 나그네 당신 말이요, 당신은 정녕 이 모든 일을 ‘나와는 상관이 없는 일이다’라고 여길 작정이시오?”
기원전 587년의 예루살렘의 파괴와 유다왕국의 멸망이 얼마나 잔혹한 사건이었는가를 고려해 볼 때에, 본문이 말하는 것 같은 나그네들이 실제로 예루살렘을 지나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말 그대로 예루살렘은 전쟁터가 아니었겠는가! 결코 나그네가 통과하기에 호의적인 상황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본문에 등장하는 나그네란 예루살렘의 고난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사람을 총칭하는 표현이다. 아마도 그들은 예루살렘 멸망 이후 유대인 공동체들을 향해 냉소적인 반응으로 일관했던 열방을 의미할 것이다. 예루살렘 멸망 이후 유대인은 뿔뿔이 흩어졌다. 팔레스타인 인근으로 흩어진 무리가 있었다. 그들은 예루살렘 멸망 이후에도 지속적인 전란과 기근에 고난을 당해야 했다. 팔레스타인 일대의 수많은 나라 중 어디에서도 그들은 피난처를 찾을 수 없었다.
그런가 하면 상당수의 유대인은 이집트로 도망쳤다. 실로 모세의 출애굽은 무효가 되었다! 그들은 다시 이집트로 되돌아갔다. 역사 기록에 의하면, 북아프리카로 들어간 유대인 중 상당수가 용병으로 활동했다고 한다. 그들은 여호와의 싸움이 아닌 이방인의 전쟁에 동원되었다. 그들은 하나님과 전혀 상관이 없는 인간들의 탐욕 때문에 희생되어야 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바빌로니아 제국에 포로로 끌려갔던 무리가 있었다. 그들은 바빌로니아에서 나름의 공동체를 이루고 생활했다. 이렇게 자신을 멸망시킨 적국에서 생활하는 무리에게서 예루살렘이 어떤 도움과 위로를 기대할 수 있었겠는가!
나그네는 현장에서 비껴가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현장을 목격할지 모르지만, 결코 현장에 속해있지 않다. 그들은 국외자다. 그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이 일은 나와 상관이 없다.” 
애가 2장 15절은 상황이 그보다 더욱 나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들은 무관심에서 멈추지 않고 도리어 예루살렘을 조롱한다. 
지나가는 모든 나그네가 너를 보고서 손뼉을 치며, 도성 예루살렘을 보고서 머리를 내저으며 빈정거리며, “이것이 바로 그들이 ‘더없이 아름다운 성이요 온 누리의 기쁨이라’ 하던 그 성인가?” 하고 비웃는다(애2:15, 새번역).

예루살렘을 삼켰다고 주장하는 원수들

16절에는 세 번째 부류의 사람이 등장한다. 그들은 소위 ‘예루살렘의 원수들’이다. 이스라엘과 유다 왕국의 역사에서 예루살렘의 원수라 칭할 만한 세력은 시리아, 에돔, 모압 그리고 블레셋 등 이스라엘과 유다를 에워싼 이웃 나라일 것이다. 16절에서 이들은 ‘우리가 예루살렘을 삼켰다’라고 외친다.

『네 모든 원수들이 이를 갈며, 
너를 보고서 입을 열어 빈정거린다. 
“우리가 그를 삼켰다. 
이것이 바로 우리들이 기다리던 
그 날이 아닌가! 
우리가 이제 드디어 그것을 보았구나”.』
(애 2:16, 새번역)

그러나 이는 과장된 표현이다. 이들은 예루살렘 멸망에 전혀 관여할 능력이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바빌로니아 제국으로부터 고통을 당한 나라이다. 역사적으로 메소포타미아의 제국들이 강력할 때에는 팔레스타인 일대의 국가는 모두 고통을 당했다. 그들은 대개 제국의 봉신국가를 자처해서 살아남았다. 그들의 충성이 의심스러울 때에는 여지없이 정벌을 당했다. 그러므로 본문에서 예루살렘을 향하여 비웃는 원수들은 매우 어리석은 무리이다. 그들은 자신도 똑같은 위기에 놓여있음을 전혀 깨닫지 못한다. 만약 그들이 조금만 현명했더라면, 설사 어제까지 예루살렘의 원수였을지라도 예루살렘의 고난을 비웃기만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리석은 원수들은 예루살렘의 고난을 보고 비웃는다. 그들은 자신이 예루살렘을 삼킨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시인의 평가는 전혀 다르다. 그들에게는 이런 일을 행할 능력이 없다. 이 일은 오직 하나님이 하신 일이다. 2장의 전반부에서 그러했던 것처럼, 예루살렘에 환란을 가져온 장본인으로 다시 하나님이 지목된다.

『주님께서는 뜻하신 것을 이루셨다. 
주님께서는 오래 전에 선포하신 
심판의 말씀을 다 이루셨다. 
주님께서 너를 사정없이 부수시고, 
네 원수가 너를 이기고 즐거워하게 하시며, 
네 대적이 한껏 뽐내게 하셨다.』
(애 2:17, 새번역)

오직 하나님께 부르짖으라

이 일은 하나님이 뜻하신 일이다. 이 일은 하나님이 선포하신 심판의 말씀이 이루어진 일이다. 예루살렘을 사정없이 파괴하신 이는 주님이시다. 원수가 예루살렘을 이기고 그로 인해 즐거워하도록 하신 이는 주님이시다. 원수가 스스로 뽐내도록 하신 이도 주님이시다. 그러므로 이 모든 일을 해결하실 이도 오직 주님이시다.
애가 2장은 하나님의 정의에 대한 해답을 구하는 시가 아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을 때에, 우리는 신앙의 위기를 느낀다. 바로 그때에 우리는 신학적인 설명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애가가 맞이한 상황은 바로 그런 설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왜 우리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
독실한 신앙인을 자처하는 이들은 이런 상황에서 하나님을 보호하기 위한 어떤 논리를 개발하려는 유혹을 느낀다. 그런 때에 우리는 이러저러한 설명을 늘어놓는다. 
“하나님은 선하신 분이시므로 이유 없는 고난을 당하게 하시는 분이 아니다. 고난에는 반드시 뜻이 있다.”
“그것은 우리의 죄 때문이다.”
“그것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교훈하시고자 함이다.”
“그것은 우리를 연단하여 정금같이 나오게 하려 하심이다.”
“그것은 원수가 그리한 것이다.”
그러나 누구보다 당혹감을 느꼈을 상황에서 시인은 그러한 해답을 내놓으려 시도하지 않는다. 그는 오직 문제의 원인으로 하나님을 지목한다. 
“이 일은 주님이 행하신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시인의 절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시인은 절망하지 않는다. 그는 불신앙에 빠지지도 않는다. 그는 오히려 하나님께 부르짖는다. 
“이 일은 주님이 행하신 일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님께 부르짖어야만 한다.”

『도성 시온의 성벽아, 
큰소리로 주님께 부르짖어라. 
밤낮으로 눈물을 강물처럼 흘려라. 
쉬지 말고 울부짖어라. 
네 눈에서 눈물이 그치게 하지 말아라.
온 밤 내내 시간을 알릴 때마다 
일어나 부르짖어라. 
물을 쏟아 놓듯,
주님 앞에 네 마음을 쏟아 놓아라. 
거리 어귀어귀에서, 굶주려 쓰러진 
네 아이들을 살려 달라고, 
그분에게 손을 들어 빌어라.』(애 2:18-19 새번역).

시인의 해답은 분명하다. 하나님께 부르짖으라! 죄의 결과라고 위축될 필요도 없다. 하나님이 하신 일이라고 절망할 필요도 없다. 가장 절망적인 바로 그 상황에서, 그 상황을 가져오신 바로 그 하나님께 부르짖어야 한다. 실로 그렇지 아니한가! 예수님의 가르침처럼, 우리는 결코 낙심하지 말고 항상 기도해야만 한다!

문상호 목사
기쁨가득한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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