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윤리] 상담의 의미와 상담가의 자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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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윤리] 상담의 의미와 상담가의 자질
  • 주일뉴스
  • 승인 2020.07.2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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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윤리의 동향과 쟁점(1)
▲ 윤영돈 교수(인천대 윤리교육학과)
▲ 윤영돈 교수(인천대 윤리교육학과)

삶의 여정에서 우리는 우리가 신뢰할 만한 사람에게 상담을 청하고, 또 도움을 구하는 사람에게 상담을 해주기도 한다. 상담은 무엇보다 대화를 매개로 한다.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는 분위기에서 이루어지는 대화에는 치료적 요소가 담겨 있다.

자신의 말을 잘 들어줄 때에 말하는 사람은 자신의 문제를 명료화하면서, 스스로 해결책을 찾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어 주는 사람이 있는 한, 그 사람은 아무리 어려운 일이 닥치더라도 결코 자살하지 않는다고 한다.

대화를 매개로 소통하는 우리 모두는 잠재적 치료자인 셈이다. 상처가 전혀 없는 사람보다 오히려 상처를 치유 받은 사람이 상처 입은 자를 잘 도울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맥락에서 상담자는 상처 입은 치유자(the wounded healer)”로 간주된다.

나이를 먹고, 경험이 확장될수록 보다 확신할 수 있게 된 사실 하나가 있는데, “인간은 누구나 고통하고, 아파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영적인 문제이든, 심리적 문제이든, 신체적 문제이든, 가정의 문제이든, 사회적 부적응의 문제이든 그 종류는 다르지만 인간은 누구나 고통하고 아파하는 존재(homo patiens)”라는 것이다. 이는 하나님과 단절된 인간이 겪는 불가피한 실존이기도 하다.

스위스의 정신의학자인 폴 투르니에는 19세기에는 콜레라, 역병, 천연두와 같은 유행병이 인류를 위협했다면, 20세기의 현대인들은 신경증, 정신질환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그에 의하면 육체적인 질병의 대부분이 신경증의 요인과 복잡하게 얽혀있다.

몸과 마음은 하나님께 대한 인간의 태도, 즉 영혼의 상징이다. 그러므로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것이 인간치유의 근원적인 해결책이다. 때문에 투르니에는 치료의 가장 깊은 의미는 병든 사람을 예수 그리스도와의 인격적인 만남으로 인도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

일반 상담과 기독교 상담이 구분되는 지점이다. 일반 상담이 조언과 지시를 금기시 하는 데 비해, 기독교 상담은 성경과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조언과 지시를 허용하는 권면적 상담을 지향하기도 한다. 다만 그런 경우에도 상담이 구원과 직결되기보다는 성화와 관련된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구원은 개개인이 회개와 믿음으로 하나님 앞에 나갈 때만 주어지기 때문이다.

상담자와 내담자 간 관계의 원형은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이다. 고백하고 용서받고자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인간처럼 내담자는 마음의 병과 문제를 가지고, 상담자 앞에 나아간다. 특히 가톨릭에서 고해신부(father confessor)와 고백자(patient) 간에 형성된 유대감은 신과 인간 사이의 원형에 대한 전이(transference) 관계인 셈이다.

그러한 관계가 세속화 된 것이 이른바 상담자와 내담자의 관계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상담자와 내담자의 내밀한 관계를 고려할 때, 상담자에게는 높은 수준의 윤리적인 자세와 태도가 요구된다.

일반 상담뿐만 아니라 기독교 상담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상담자는 공감적 이해, 무조건적 긍정적 존중, 진실성의 태도를 지닐 필요가 있다. 인간중심 상담이론가인 칼 로저스가 강조한 상담자의 자질이다. 로저스는 대학생 시절 우리 세대에서 세상에 복음을 전하자라는 신념을 가지고서 중국에서 개최된 세계 기독학생 연합회에 미국 대표단으로 선정되어 6개월간 중국에 머물렀다.

이곳에서 종교적, 문화적 다양성을 접하면서 좁은 의미의 기독교 교리를 지닌 목회자가 되는 것을 포기하고, 정신 의학자로서의 삶을 선택하였다. 로저스는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을 돕는 일은 목사와 정신 의학자가 함께 짊어질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목회와 상담의 협업이 요청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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