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달상 국장] 모두가 바라는 현명한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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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달상 국장] 모두가 바라는 현명한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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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9.29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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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교회 수습안을 바라보며..
▲유달상국장(기독교한국신문 발행인)
▲유달상국장(기독교한국신문 발행인)

우리는 지혜로운 솔로몬이 한 아이를 두고 두 여인이 서로 자신의 아이라고 하자 칼로 아이를 둘로 나누어 주라고 판결한 것을 잘 알고 있다. 이 때 한 여인은 반절이라도 달라고 했고, 다른 여인은 그냥 아이를 온전하게 다른 여인에게 주라고 했다. 그러자 솔로몬은 아이를 온전하게 다른 여인에게 주라는 여인이 바로 이 아이의 어머니라고 판결했다.

이처럼 누가 봐도 명백하게 옳고 지혜롭게 판결을 내리는 것을 두고 솔로몬의 판결과도 같다고 한다. 서로 다툼이 있는 양쪽 모두 수긍할 수 있도록 판결을 내리기에 어느 쪽도 쉽게 반박하지 못한다. 하지만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에서 솔로몬과 같이 현명한 판결을 내리는 자들은 많지 않다. 오히려 온갖 이권이 개입되어 잘못된 판결을 내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판결로 인해 분열과 갈등은 극에 달하고, 다툼의 골을 깊어져 간다.

한국교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올해 9월 장로교 총회의 최대 관심사인 명성교회 세습 문제는 이를 잘 대변해주고 있다. 교계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큰 이슈가 되어 무턱대고 어느 한쪽만 편을 들 수도 없고, 그렇다고 정도에서 벗어난 결정을 하자니 리스크가 너무 컸다. 이는 예장통합 재판국이 명성교회 사태를 다루면서 연기에 연기를 거듭하고, 최대한 늦추면서 재심까지 가는 행동을 보인 것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마치 고양이 목에 방울을 누가 달 것인지 고민하는 것과 같이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했다.

이는 104회 정기총회에 와서도 쉽지 않았다. 급기야 통합총회는 서울동남노회 수습전권위에서 들고 나온 명성교회 수습전권위원회 구성안을 총대들의 지지로 받아들이게 됐고, 7인의 수습전권위원을 세웠다. 그리곤 제104회 총회 폐회 이전에 수습방안을 보고하고, 이 수습방안을 토론 없이 결정해 명성교회를 둘러싼 논란을 종결짓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물론 이마저도 순탄치 않았다. 당초 25일 오후 4시로 예고됐던 수습전권위 보고는 장고에 장고를 거듭한 끝에 결국 총회 마지막 날까지 갔다.

이렇게 해서 나온 수습안은 결국 명성교회 부자세습을 사실상 허용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수습전권위는 교단의 위상도 제고하고, 명성교회로서도 나쁘지 않을 나름 솔로몬의 현명한(?) 판결을 내놓았다. 우선은 명성교회는 총회의 재심판결을 수용해 김하나 목사를 물러나게 하고, 서울동남노회는 올해 113일경 임시당회장을 파송하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김하나 목사의 세습을 반대하는 측의 입맛에 맞는 모양새다. 하지만 수습전권위는 다음 조항에선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를 청빙 할 수 있는 또 다른 길을 열어 놓았다.

바로 명성교회 위임목사 청빙은 202111일 이후에 할 수 있도록 하되, 김하나 목사를 위임목사로 청빙할 경우 서울동남노회는 20171112일에 행한 위임식으로 모든 절차를 갈음한다는 조항 때문이다. 결국 교단으로써 명분도 살리고, 명성교회로서도 2년 후 김하나 목사를 다시 세울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한 것이다.

이는 본지가 명성교회 문제 -하는 길로 가야한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기대했던 바람이 어느 정도 이뤄진 것이다. 본지는 앞서 교단이 또다시 총대 1500명의 판단에 맡기고 결과가 어찌되나 보자는 식으로 방관한다면 통합 교단의 권위와 리더십의 추락은 물론 교단 뿐 아니라 한국교회의 자산과도 같은 교회를 잃게 되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교단이 이번 총회를 계기로 총회도 살고, 교회도 살리겠다는 적극적이고 대승적인 결단을 내린다면 -의 길은 얼마든지 열려있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다행히 통합은 물론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명성교회가 교단을 탈퇴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어찌됐든 총대들의 대승적인 선택이 명성교회 사태의 급한 불을 껐다고 본다. 이제는 꺼진 불씨가 다시 살아나지 않도록 책임 있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 서로 손익계산을 따져서 재심에 재심, 재재심까지 가는 일이 없도록 총회의 결정을 겸허히 수용하고, 나아가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사회적 비판시각도 잠재울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 우선이라고 본다. 그러기 위해선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는 일이 먼저다. 이제는 명성교회를 한시라도 빨리 수습해 한국교회의 대표교회로서의 명망에 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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