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가 3장은 1장, 2장과는 전혀 다르다. 앞의 두 장이 각각 22절로 구성되어 있는 데에 비해 3장은 66절로 구성된다. 1장과 2장에서는 여성으로 의인화된 예루살렘이 시적 화자로 등장하는 데에 비해 3장에 등장하는 시적 화자는 이름 모를 남성이다. 1장과 2장의 상황이 기원전 587년 예루살렘 멸망임이 비교적 뚜렷이 나타나는 데에 비해 3장은 그것 자체로만 보면 도무지 그 정황을 짐작하기 어렵다. 만약 애가 3장을 뚝 떼어서 시편 어딘가에 두더라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모든 점에서 볼 때에 3장은 처음 두 장과는 구

아무도 울지 않는 그곳에서 상한 심령으로 우는 사람이 참 예언자이다. 오직 하나님의 신에 감동되어 예루살렘을 그 죄에서 돌이키게 할 수 있는 사람만이 참된 선지자이다. 그러나 예루살렘의 선지자들은 그 역할을 하지 못했다.애가 2장 13절은 누가 예루살렘을 위로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이토록 처참한 상황에 놓인 예루살렘을 위로할 수 있는 이는 누구인가? 예루살렘을 구원할 이는 누구인가?「도성 예루살렘아, 너를 무엇에 견주며, 너를 무엇에 맞대랴? 도성 시온아, 너를 무엇에 비겨서 위로하랴? 네 상처가 바다처럼 큰데, 누가 너를 낫게

연인 간 사랑의 힘이 강할지라도 검은 것을 하얗게 변하게 하지는 않는다. 여인은 여전히 검다. 그녀는 햇볕에 그을려 검게 되었다. 피부 트러블도 생겼으리라. 그러나 연인의 사랑은 자신이 검다는 바로 그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길 힘을 주었다. 게달의 장막, 솔로몬의 휘장 예루살렘 여자들아 내가 비록 검으나 아름다우니게달의 장막 같을찌라도 솔로몬의 휘장과도 같구나(한글개역)그러나 새 번역은 이 구절을 “게달의 장막 같고, 솔로몬의 휘장 같다”라고 연접으로 번역했다. 한글개역성경의 번역대로라면 ‘게달의 장막 같다’는 것은 약점이지만, 새

나를 데려가 주세요,어서요. 임금님,나를 데려가세요, 임의 침실로.(친구들) 우리는 임과 더불어 기뻐하고 즐거워하며,포도주보다 더 진한 임의 사랑을 기리렵니다.아가씨라면 누구나 임을 사랑할 것입니다(아 1:4, 새번역). 처음부터 다짜고짜 키스를 요구하는 여성 화자에게서 독자는 당혹감을 느낄 만도 하다. 그러나 그 여자의 요구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 여자는 자신을 침실로 데려가 달라고 요구한다. 키스 그 이상의 사랑의 행위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그 여자는 그 남자를 왕이라고 부른다. 그 남자는 실제로 왕일 수도

그동안 우리는 아가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한 여러 견해와 관점을 검토해 보았다. 이제부터 우리는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아가 본문 읽기에 도전하고자 한다. 우리는 아가를 어떻게 읽어 나가는 것이 좋을까? 아가 읽기의 전략 일단은 본문의 성격이 서정시라는 점을 존중하기로 하자. 어떤 주석가는 본문을 드라마로 읽을 것을 권한다. 우리는 앞서 욥기를 그런 식으로 읽어 나간 적이 있다. 비록 당시에 희곡이라는 장르가 이스라엘에 있었다는 어떤 증거도 찾을 수 없지만, 우리는 욥기를 무대 위에 올린 드라마로 읽었다. 아가도 같은 방식으로

아가를 잠언, 룻기 다음에 위치시킨 히브리 성경에서는 잠언 마지막 장의 현숙한 여인의 모델로서 룻을 제시하듯이, 룻과 보아스의 사랑의 이야기 다음에 위치하여 사랑을 노래한다.지혜서인 전도서 다음에 위치시킨 기독교의 성경배열은 하나님의 지혜를 찬양하는 데 방점을 둔다. 아가에서 노래하는 사랑을 하나님의 속성으로 보아 찬양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아름다운 시어로 가득한 아가를 읽어 나가는 것은 기쁨이 되는 일이지만, 그러나 그 시를 읽어 나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몇 명의 이야기인가아가에는 몇 명의 인물이 등장하는가? 물론

서사시가 아닌 서정시에 가깝지만, 그럼에도 본문은 사랑에 빠진 연인이 고난을 극복하고 결실을 맺는 내용이 분명히 그려진다.사랑에 빠져 연인의 사랑을 갈구하는 여인의 고백이 등장하다가 여인의 아름다움에 찬탄하는 남성 화자의 노래가 뒤따른다.사사기와 욥기에 이어 세 번째 성경 읽기를 시작한다. 이번에는 아가(雅歌)이다. 표현이 좀 이상하지만, 이를 테면 비주류에 속한 성경 읽기인 셈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사사기와 욥기 읽기가 그러했듯이, 이 글 역시 권위 있는 주석과는 거리가 멀다. 필자의 아가 읽기에 동의하지 않는 독자가 있을지도 모